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첫사랑의 강

ⓛⓞⓥⓔ 2011. 12. 22. 18:01

 

 

첫사랑의 강 / 오세철

 

하얀 겨울이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.

먼 산에 눈발이 날리면

열병처럼 돌아오는 그리움이 있습니다.

 

머리카락을 쓸어 올릴 만큼 바람이 불고 하얀 눈이 내리면

어떤 사람은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생각 한다지만

난 피지도 못하고 꺾여 버린 첫사랑을

가슴 시리게 떠올리는 시간속에 겨울을 보냅니다. 

 

 

까만 눈망을이 초롱초롱하던 그녀는

콧 끝이 얼어버릴 만큼 매서운 추위에도

빨간 장미와 하얀 안개꽃을 무척이나 좋아 했습니다.

그래서 그녀가 떠나간 1월 12일에는

빨간 장미 열 아홉 송이와 안개꽃 한 다발로 곱게 포장해서

그녀와 자주 갔던 소양강을 찾아가곤 합니다.

 

 

많은 세월이 흘러가도 난 아직 이렇게 그녀를 생각하는데

그녀는 지금 내 앞에 없습니다.

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일찍 떠나려고

고운 미소와 애교스런 몸짓을 내게 선물 했나보니다.

 

 

지금은 먼 하늘나라에서 내 모습과

빨간 장미와 안개꽃을 보면서 행복해 하겠지요.

그녀가 떠나간 지금

그녀와 만남이 나의 첫 사랑이며

영원히 지울 수 없는 그리움의 흔적입니다. 

 

사랑한다 말 한마디 못하고 떠나보낸 내 가슴엔

사계절 내내 눈이 내립니다.